그러니 한강을 건너게 해달라는

그러니 한강을 건너게 해달라는 말인 것이다 덥소 우선 안으로 들어갑시다 김범우는 이상하게 짜증이 나는 것을 꾹 누르며 앞장섰다 짜증은 그녀의 탓이 아니라 그녀를 짜증받이로 삼으려 하는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송경희는 손수건으로 눈물을 찍어내며 문 옆에 앉았다 다리가 끊긴 건 나도 아는데 내가 도울 방법이 막연하잖소 선생님 절 도와주실 분은 선생님밖에 안 계세요 송경희는눈물로 붉어진 눈으로 목소리보다 더 절박하게 말하고 있었다 친척집에 있다면서 거긴 어떻소 밥하는 노인네하고 중학생 둘뿐예요 대학생 동생은 어떻게 됐소 한강을 헤엄쳐 건너는 걸 보고 이리 왔어요 저런 못된 사람이 있나 누나를 떼놓고 혼자 가버리다니책을 뒤적이고 있던 손승호가 불쑥 말했다 그게 아녜요 혼자 안 가겠다고 하는 걸 제가막 물속으로 밀어넣었어요 난 김 선생님한테 부탁해서 건널 테니까 먼저 떠나라고 한 거예요 동생은 그 말을 듣고서야 떠났어요 김범우는 자신도 모르게 올가미가 씌워진 것을 느꼈다 왜 꼭 서울을 떠나려고 그러오 어머 선생님 서울은 빨갱이 세상이잖아요 김범우는 무의식적으로 손승호를 보았다 손승호는 책장만 넘기고 있었다 한강은 폭이 넓은데다 곳곳에 물살이 세서 내 힘으론 돕기가 어렵소 딴 데 도움을 청할 데가 없으면 그냥 서울에 있으시오 선생님 거짓말하지 마세요 선생님이 수영을 얼마나 잘하시는지는 누구나다 알고 있어요 선생님은 만성리 앞바다에서 학생을 둘이나 구해내셨잖아요 선생님은 우리여학생들의 호프였어요 동경이었구요 그리고 전 빨갱이는 죽어도 싫어요 그것들 생각은무경우하고 뻔뻔스럽고 하는 짓은 징그럽고 더러워요 이봐 학생 무슨 말을 그리 막하나 손승호가 책을 탁 덮으며 송경희의 얼굴에 시선을 꽂았다 제가 무슨 말을 막했어요있는 그대로 말했을 뿐예요 그게 무경우하고 뻔뻔스럽지 않으면 뭐예요 그리고 사람들을왜 자기들 멋대로 죽이는 거예요 그 짓이 징그럽고 더럽지 않단 말예요 염상진 제까짓 게뭔데 우리 아버질 죽여요 우리 아버지가 제놈한테 잘못한 게 뭐가 있어요 빨갱이는 제 평생 아니에요 우리 식구 평생 원수예요 송경희의 곱상하게 생긴 얼굴은 표독스럽게 변해 있었다 손승호는 눈길을 거두며 고개를저었다 김범우는 또 하나의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제시카 티파니 2차디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