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다난 해주에서온 김대온이요진향의 시선이 벽에 기대고 늘어
니다난 해주에서온 김대온이요진향의 시선이 벽에 기대고 늘어진 유봉수를 스치고 지나더니 이반을 보았다밤이 깊었지만 안채에서 새 술을 드시지요 소녀가 가야금을 반주로 해드리겠습니다난 이곳에서 공술을 먹고 그냥 자고 갈 참이었는데이반이 진향을 정색하고 보았다 나이는 스물 안팎으로 보였지만 여자 나이는 여우꼬리 같아서 얼마나 감추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자 진향이다시 웃었다진향이 재물을 바라고 논다면 아마 한량들이 이렇게 꼬이지는 않았겠지요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자리에서 일어선 이반이 옆에 놓인 봇짐을 들었다그럼 새 술이나 들겠소 손가락이 아플테니 가야금은 그만 하시오진향을 따라 안채로 들어선 이반은 은근한 풍취에 마음이 가라앉았다 나이 스물이 되도록 바시르 부족을 따라 겔생활을 해온 이반이다 초원을 수시로 이동하는 유목민들은 성품이 급한데다 거칠었다20세가 된 이반도 외조부 고율차의 각별한 배려가 없었다면 거칠고 사나운야수로 밖에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이반은 한인 도사를 스승으로 모시고 한어는 물론이고 고전을 두루 섭렵한데다 김도위와 여진족 무사들로부터 각종 무술을 거의 빠짐없이 익혔다그래서 이미 늙은 고율차는 이반이 여진땅으로 다시 돌아와 여진 부족을거느리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아랫목에 자리잡고 앉은 이반은 깨끗한 방과 가구 그리고 은근한 향내에만족한 듯 얼굴을 펴고 물었다진주부사의 자제분은 가셨소약주가 과하셔서 가셨습니다재빨리 계집종 둘이 상을 받쳐들고 들어섰으므로 진향이 비켜 앉으면서 대답했다닷새에 한번씩은 꼭 오시지요제 애비의 등을 파먹는 벌레같은 놈이로군혼잣소리처럼 말했지만 진향이 놀란듯 눈을 크게 뜨고 이반을 보았다말씀이 심하십니다 작년에 문과에 급제한 점잖은 양반이세요사랑채에서 그자의 시를 들었소 명나라 문인의 시를 외워대고 있더구만나리께서도 시를 아십니까진향이 사기 잔에 향기가 물씬 풍기는 술을 따라 내밀면서 물었다 검은눈동자가 대황초 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진향의 시선을 받은 이반이 쓴웃음을 짓고는 한모금에 술을 삼키더니 정색했다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 변성에 일장검 짚고서서 긴파람 큰 한소리에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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