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었어요영문도 모르고 이쪽저쪽으로 운전을 하고 다녔으므로 양영규는 짜증이

되었어요영문도 모르고 이쪽저쪽으로 운전을 하고 다녔으므로 양영규는 짜증이 나 있었다회사로 돌아가자 어서차에 오른 김막동이 의자에 등을 기대면서 말했다 그의 얼굴을 힐끗 바라본 양영규가 잠자코 브레이크를 풀었다상황실 옆의 회의실은 낮시간에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보통 회의를 오전 오후 근무 교대시간 전에 하기 때문이었다 김막동은 황필수가 들어서자 회의실의 문을 안에서 잠궜다무슨 일이야회의실의 철제 의자에 앉은 황필수가 주의깊게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김막동은 그의 앞자리에 앉아 잠시 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황필수는 호주머니에서 담배와 일회용 라이터를 꺼내어 담배에 불을 붙여 물었다 흰 연기가 테이블을 가로질러 김막동에게로 다가갔다부실장님 제가 과오를 저질렀습니다 저를 처벌하여 주십시오머리를 든 김막동이 입을 열었다 하얗게 굳어 있는 얼굴에 두 눈만이 빛을 내는 듯 번들거리고 있었다하형남 반장이 백윤호에게 역습을 받아 죽은 것도 모두 제 탓입니다황필수가 다시 담배연기를 힘껏 빨아들였다가 내뿜었으나 입을 열지는 않았다저는 저와 만났던 여자에게 제 근무일정뿐만 아니라 다른 반의 근무일정도 알려주었었습니다 그 여자는 청와대 앞에서 이인행이나 백윤호를 감시하는 것이 하반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그 여자는 이인행의 끄나풀인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반장의 사고가 난 날부터 그 여자는 행방을 감췄습니다 집도 가게도 모두 남의 것이었습니다황필수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껐다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었으나 놀란 것 같지는 않았다 김막동은 손등으로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방울을 씻어 내었다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가 사라졌고 그를 채용해 준 박영태의 얼굴도 보였다 이제는 도저히 그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는 각오가 되어 있었다 자신의 과오로 인하여 동료가 목숨을 잃은 것이다 그것도 두 사람이나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다내가 지난번에 자네에게 주의를 주었을텐데 기억하고 있지네 부실장님김막동은 머리를 숙였다 자신의 손으로 어떻게 한다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그는 황필수가 권총을 뽑아 자신의 이마를 겨누어 쏘아 주기를 바랐다하부장의 사고가 있고 나서 자체 감사를 했어 우리도 자네의 애인이었던 여자가 행방을 감춘 것을 알아내었네황필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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